이효리가 4.3사건 추도식에서 낭독한 시는?

이효리가 4.3사건 추도식에서 낭독한 시는?


이효리는 3일 오전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검은 정장을 입고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대중가수가 추념식에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효리는 제주도 살면서 민박도 하고 제주에 도움을 받아 뭔가 제주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날 행사에서 이효리는 제주 출신 이종형 시인의 ' 바람의 집'을 낭독했다고 하는데요.. 


 

 

 



바람의 집1947년 제주 4.3사건의 희생자들의 아픔을 추모하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가수 루시드폴은 4월의 춤을 선곡했다고 하며 제주도에서 일어난 4.3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루시드폴이 발매한 곡이라고 하며 가수 이은미가 노래하고 현기영 선생은 추모글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바람의 집 시 이종형시인



당신은 물었다 


봄이 주춤 뒷걸음치는 이 바람 어디서 오는 거냐고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4월의 섬 바람은 


수의 없이 죽은 사내들과

 

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 

  

밟고 선 땅 아래가 죽은 자의 무덤인 줄 


봄맞이하러 온 당신은 몰랐겠으나 


돌담 아래 


제 몸의 피 다 쏟은 채 


모가지 뚝뚝 부러진  

 

동백꽃 주검을 당신은 보지 못했겠으나 

 

 

 


섬은 


오래전부터 

  

통풍을 앓아온 환자처럼

 

살갗을 쓰다듬는 손길에도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질러댔던 것 

 

 

4월의 섬 바람은 

  

뼛속으로 스며드는 게 아니라 


뼛속에서 시작되는 것 

 

 

그러므로

 

당신이 서 있는 자리가 


바람의 집이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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